1. 제주도 한 달 살기,결정하기까지 이유
제주도에 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는 지인이 이삿짐센터를 하시는데, 제주도로 이사 가는 사람들도 꾀 된다고 합니다. 먹고살기 바빠 이런 여유로운 생각은 하지도 못 하고 살았는데, 아등바등 살아도 결국은 애들을 위해서 사는구나... 하는 현타가 가끔씩 오는 건 사실이더라고요.
그래서 도전해 본 것이 제주도 한 달 살기입니다. 어쩌면 제주도 한 달 살기는 많은 이들에게 로망이자 도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업이 있기 때문에 결정을 하기란 매우 어려운 게 또 사실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머릿속으로 생각을 해보세요. 푸른 바다, 시원한 바람과 거리의 야자수,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드디어 결심을 하고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서 한 달을 보내고 왔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도 한 달 살기의 장점과 단점, 비용, 그리고 실질적인 팁을 생생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이 글이 한 달 살기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주도여행은 가끔 하기는 하지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살아보고 싶은 곳'으로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나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걱정 없이 커피 한 잔을 느긋하게 마시는 상상만으로도 늘 설레곤 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자연 속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상당히 컸습니다. 실제로 제주에 도착했을 때, 유독 그 당시는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한 달이란 기간 동안 있을 거란 기대심 때문인지, 공항을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맑은 공기와 그 바람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여기까지 오기 전은 항상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오면 그다음은 뭐 먹고 살 건데?' 사실 누구나 이런 생각은 동일할 것이라 봅니다. 표현하기는 힘든 부분 일수도 있는데, 가슴에서 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과,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물은 결과 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으로 나 스스로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 결정적이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2. 한 달 살기의 장, 단점
▌ 장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자연과의 완벽한 조화
제주에 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람과 자연이었습니다. 사실 흐린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아침마다 창밖을 보면서 하고 싶었던 커피를 마시는 여유가 저는 지금도 그때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선선한 바람덕에 그늘진 곳은 시원한 여름의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맑은 날은 저녁이면, 붉게 물드는 일몰이 늘 일상이 됐습니다. 퇴근길 현지 인들의 모습을 보면 저는 애월에서 숙소를 잡았는데, 매일 아침 해변 산책로를 걸으며 파도 소리를 듣는 게 얼마나 힐링이 되던지..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놀고, 돌담 사이로 뛰어다니며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2) 느린 삶의 여유
제주 하면 느리다. 느긋하다. 같은 말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물론 이곳 현지 사람들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매일을 바쁘게 살겠지만, 느린 삶의 여유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퇴근 러시아워 대신 책을 읽거나, 가벼운 산책과 조깅으로 시작하는 아침이 내 삶을 여유와 느리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한발 물러서서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내 삶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게 됩니다.
3) 맛있는 먹거리
제주에 머무르는 동안 사실 식대비가 가장 걱정이긴 했습니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가급적 해 먹자.입니다. 외식은 제주 특산품 위주로 했었고, 시간도 많겠다 해서 이것저것 해 먹으면서 오랜만에 가족들과의 정도 쌓고 너무 좋았습니다. 여기서 음식을 해 먹던 사 먹던 다 좋은데, 한 가지 단점이 커피 값이 꽤 비싸더군요. 1년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커피포트 하나 사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피는 하루 2잔은 먹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때 기회를 삼아 커피 먹는 습관도 줄여야겠다 싶어서 요즘은 하루 1잔 정도만 마시게 됩니다.
▌다음으로 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대중교통의 불편함
제주도는 차가 없으면 정말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불편합니다. 저도 처음엔 렌터카 없이 '뚜벅이'로 버텨보려 했었는데, 큰 오산이었습니다. (만약 한 달 살기부터 그 이상 머물 계획이 있으면, 배를 타고 차를 가져오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것 같습니다.)
우선 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정류장 찾기도 쉽지 않아 결국 일주일 만에 차를 빌렸습니다. 주변에 시장이 없고 근처 마트가 별로 없어서 다니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습니다. 그래도 차 없이 한 달 살기를 계획한다면 숙소 위치를 공항 근처나 시내로 정하는 게 필수인 듯싶습니다.
2) 습기와 벌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저는 8월에 갔던 터라 장마까지 겹쳐 습기가 많고 주변에 산과 풀과 나무가 많다 보니 날아다니는 뭔가가 끊임없이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여행온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에어컨을 막 틀게 됩니다. 이게 단점인 것이 어린애들은 또 여름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고, 기분에 취해 별생각 없이 있으면 공과금 폭탄 맞습니다. 집 나와 생활한다는 것이 고생이란 말이 다 틀린 것이 아닌가 봅니다.
전반적으로 교통 말고는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3. 제주 한 달 살기 비용 및 팁
비용은 한 달 살기의 핵심 고민거리입니다.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평균적인 비용을 합산해서 한 달에 300 정도 선으로 맞췄습니다. 물론 공과금와 보증금은 별도입니다. 어찌 보면 월세 계념으로 보셔도 될 것 같고 보증금은 반납됩니다. 우리 가족(성인 2명, 아이 2명)의 경우, 총 27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 숙소 비용: 1박 94,000원 애월에 있는 2층 단독 주택이고 몇몇의 주택이 더 있는 것으로 보아 장기 숙박 형태로 운영하는 것 같았습니다. 숙박비만 한 달에 270만 원 들었습니다. 2층은 아이들이 사용했고 저희 부부는 1층을 사용했습니다. 마당도 있고 전용 주차공간 2대까지 가능했습니다. 건물들 외관이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생활하기에 불편함 없이 모든 것이 다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잘 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당연히 있겠지 생각했던 캡슐커피머신이 없어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 식비: 70만 원 외식은 최대한 줄였고 집에서 밥을 해 먹었습니다. 아이들과 매일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좋왔고 매일 해 먹는 밥이 더 맛있었습니다. 외식을 하는 날도 정해진 금액 안으로 쓰려고 했고 보통 5만 원 선에서 해결했습니다. 장을 봐서 요리하면 4만 원 안팎으로 해결됐지만 2일에서 3일 정도는 끼니가 해결 됐습니다. 최대한 시장을 이용했고, 옛날에 비해 제주도 물가도 많이 내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교통비: 150만 원 저는 렌터카를 20일간 빌렸고 140만 원정도 비용이 나왔습니다. 어느 정도 금액을 정하고 그 금액에서 최대한 벗어나지 말자는 규칙을 세워서 생활하다 보니 교통비도 많이 절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유비는 당연히 별도이고 날씨는 더웠지만, 저희 가족은 많이 걸어 다녔습니다. 놀고먹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 기타 비용: 30만 원 그 외 관광지 입장료(아쿠아플라넷, 오름 등)와 카페 비용으로 약 30만 원 정도가 추가됐습니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해변이나 올레길을 활용하면 이 부분은 더 아낄 수 있습니다. 비용은 500만 원 좀 넘게 들었는데, 이는 가족 수에 따라서 금액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행기 왕복료는 제외니 이점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배편으로 차를 가지고 오는 것으로 일정을 계획을 하면, 렌트 비용이 제외가 되니 비용적으로는 훨씬 유리한 것 같습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위한 팁
- 숙소 선정: 지역별로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애월은 감성적이고 조용한 분위기, 서귀포는 관광지 접근성이 좋고, 제주시는 편의시설이 많습니다. 저는 애월을 택했는데, 바다와 가까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숙소 금액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숙서는 최대한 많이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숙소 위치를 신중하게 선택하자: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곳이거나, 주요 관광지 근처에 있으면 교통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 짐 최소화: 한 달 살기에 필요한 물건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옷과 화장품, 세면도구는 숙소에 비치가 되어 있습니다. 칫솔 같은 경우는 일회용이 제공되긴 하지만, 필요시 챙겨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은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여러 편의시설들은 웬만하면 비치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옷도 세탁을 할 생각으로 최소한으로 챙겨 가긴 했습니다.
▌결 론
솔직히 말하면, 다시 하고 싶습니다. 단점도 있었지만, 자연과 여유가 준 행복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다음엔 겨울철에 좀 더 저렴한 숙소에서, 배편을 통해서 차량 탁송으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제주에서의 한 달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의 쉼표였습니다. 이 글을 보고 만약 망설이고 계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나만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