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사람의 대표 메뉴 해장라면
과음을 하고 나면 생각나는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인의 대표 메뉴인 바로 라면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행을 오면 과음을 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해장으로 좋은 또는 해장으로만 먹기 아까울 정도의 맛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동홍동에 위치한 이곳은 초록색 기와집으로 된 제주곶 해물라면전문점입니다. 겉보기엔 소박한 외관을 자랑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매콤한 라면 냄새가 순간 식욕을 돚게하고 코끝을 스치며 침샘을 자극합니다. 동홍동은 제주 시내에서 차로 15분, 정방폭포나 천지연폭포 같은 명소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어 여행 중 들르기 딱 좋은 위치이기도 합니다. 골목 안쪽에 숨어 있어서 처음 오시는 분은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고 "이런 곳에 맛집이?"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매번 그렇듯 진짜는 항상 숨어있는 법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고, 라스트오더는 5시까지입니다. 공휴일도 영업을 하는 곳이라 여행 일정에 맞춰 방문하기 너무 편합니다. 주차는 가게 바로 앞은 아니지만, 근처 골목에 공간이 넉넉해서 차를 가져와도 크게 걱정 없고, 정방폭포 공영 주차장 주차 시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서면 테이블이 많지 않고 야외 테이블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창밖으로는 동홍동의 한적한 골목 풍경이 살짝 보이고,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최고의 라면집!" 같은 메모들이 붙어 있어 분위기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2. 해물라면의 맛과 풍미. 시그니처 메뉴
이제 제주곶의 진짜 맛을 알아보겠습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문어라면(15,900원)입니다. 가격은 웬만한 돼지고기 1인분 값 하고 맡먹습니다. 사실 비싸다는 생각은 들 수 있지만, 나온 음식을 보면 비싸다는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이유는 이렇게 큰 문어는 처음 보기 때문입니다. 큼지막한 문어 다리가 라면 위에 얹혀 있고, 그 옆에는 전복, 딱새우까지 푸짐하게 들어가 있으며, 국물을 한 입 떠먹는 순간, 매콤하면서도 해물의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그리고 이곳 사장님은 라면 수프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해 직접 만든 양념장을 사용해 라면을 끓여 낸다고 합니다. 이건 그냥 라면이 아니라 제주 바다를 한 그릇에 담아낸 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어는 쫄깃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터져 나왔고, 전복은 부드럽게 살살 녹아내리며 고급스러운 풍미를 더해줍니다. 자극적인 맛은 전혀 없고 해물탕을 방불케 하는 깊고 시원한 맛이었는데, 모든 것이 적절하게 간이 딱 베였습니다. 딱새우는 껍질째 먹어도 될 만큼 신선했고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재료로 정성껏 우려낸 결과라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크림해물라면(12,900원)도 있는데, 이건 또 색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해산물의 조화가 고소하면서도 크리미 한 맛이 났고, 느끼함을 잡아주는 매콤함이 끝맛에 살짝 납니다. 또 하나 이 집의 사이드 메뉴의 최고봉인, 말육회 유부밥(4,500원)이 시그니처 메뉴인데 소고기 육회보다 더 고소하고 너무 부드럽습니다. 이건 꼭 드셔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곳의 해물라면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제주 여행의 추억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맛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제주곶 만의 특별한 분위기
사실 어디를 가던 맛만 좋다고 다가 아닙니다. 진짜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친절과 서비스입니다. 제주곶은 분위기와 서비스에서도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습니다. 가게 안은 깔끔하고 소박하지만, 손님들이 남긴 후기 메모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어 읽다 보면 맛의 극찬과 서비스의 극찬의 글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직원 분들도 친절함이 넘쳐서 "문어는 이렇게 썰어서 드셔보세요"라며 먹는 팁까지 매번 주문한 테이블에서 알려 주십니다. 이런 간단한 팁은 번거롭기 때문에 책상에 코팅해서 붙여놓기도 하는데, 아마도 손님에 대한 정성의 일부분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사람 냄새가 이렇게 따뜻할 수 있다니, 제주곶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위치도 정말 굳입니다. 정방폭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라 밥 먹고 소화 겸 산책하기 딱 좋고, 올레시장이나 천지연폭포도 차로 금방이라 관광 코스로 엮기 완벽합니다. 약간 쌀쌀해도 날씨 좋은 날은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제주 바람을 맞으며 라면을 먹는 낭만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동홍동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단골 맛집이라고 합니다.
다만, 인기가 많아서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대기가 좀 있을 수 있고, 주문 즉시 조리를 하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습니다. 제주곶은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곳이 아니라, 제주 여행의 여운을 더 깊이 남겨주는 공간임은 분명한 듯합니다.
결 론: 해물라면의 성지
제주곶 해물라면을 다 먹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여긴 무조건 또 와야겠다!" 제주 바다에서 갓 잡아온 신선한 해산물,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해 만든 양념국물, 그리고 동홍동 골목에서 만나는 소소한 정감까지, 이곳은 단순한 라면집을 넘어 제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기억될 만한 곳입니다. 가격이 12,500원에서 15,900원 사이라 "조금 비싼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 그릇에 담긴 제주의 풍미와 여행의 추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 정도면 싸게 먹었다!" 싶은 생각이 들게 되실 겁니다.